세계지리/세계 일반

[펌]커피의 역사

류현민 2012. 6. 21. 10:56


중남미 커피나무 확산, 대중화 계기

보관기술 진화… 제품 고급화 기여
캡슐커피로 집에서 전문점맛 향유도


커피의 역사는 9세기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에티오피아의 염소 목동이었던 `칼디'는 근처 관목 덤불에 열려있던 빨간 열매를 먹은 염소들의 기운이 세진 것을 보고 열매들을 모아 수도원 수사에게 가져갔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 수사는 빨간 열매에는 악마의 힘이 있어 염소들의 기운이 세진 것이라며 이를 불길에 던졌지만 곧 불길 속에서 퍼져 나온 향긋하고 구수한 향에 매료되어 열매를 갈아 물과 함께 마셨다고 합니다. 열매를 마신 후 수사는 더 맑은 정신으로 밤 기도할 수 있었고 수도원의 다른 수사들에게도 그 붉은 열매를 권하기 시작하면서 커피의 음용은 시작되었습니다.


이 이야기가 바로 지금의 예멘에 위치한 15세기 이슬람 사원에서 시작된 커피의 유래입니다. 그 당시 커피는 중동에서 즐겨 마신 음료로 최초로 커피를 재배하고 거래하기 시작한 아랍 상인들이 독점 판매하는 상품이었습니다. 예멘에서 시작해 카이로, 메카 등의 대도시로 진출한 커피는 `커피 하우스'라고 일컫는 카페들에서 주로 팔렸으며 중동지역 여행자 및 유랑자들을 통해 전 세계로 확산 될 수 있었습니다.

그 후 17세기 말 커피는 본격적으로 유럽전역으로 퍼져나갔습니다. 유럽인들은 커피를 대표적인 사교 음료로 받아들였고 커피와 커피 하우스 문화는 중동 사회 활동의 중심이 되었던 것처럼 영국, 오스트리아, 프랑스, 독일 및 네덜란드 주요 도시에서 새로운 사회 트렌드를 선도해 나갔습니다.

이렇게 커피가 유럽에서 인기를 끌자 유일한 커피 원두 재배자로서 독점적 상황을 유지하려던 아랍 상인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유럽의 네덜란드는 커피 밀반출에 성공했습니다. 네덜란드는 예멘에서 커피나무 한 그루를 탈취하여 네덜란드로 가지고 간 것입니다. 그러나 지리적 환경이 적합하지 않은 관계로 네덜란드 본토에서 커피를 재배하는 것에는 실패해 당시 네덜란드 령이었던 인도네시아에서 커피를 경작하기 시작해 모카와 자바 커피를 수확 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시장이 프랑스의 루이 14세에게 커피나무 한 그루를 선물한 것은 커피가 전 세계적으로 대중화 될 수 있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습니다. 때마침 서인도 제도에 위치한 마르티니크 섬의 어느 한 프랑스 해군장교가 소식을 듣고 인도네시아와 기후조건이 비슷한 마르티니크 섬으로 커피나무를 옮겨 심으면서 서인도제도와 중남미의 커피 생산 시대를 열었기 때문입니다.

커피의 재배지역이 늘어나면서 커피의 인기도 지속적으로 높아졌지만 사람들이 커피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은 상당히 한정적이었습니다. 커피를 볶고 갈아서 끓일 수 있는 기기가 있는 사람들은 집에서도 직접 끓여먹을 수 있었지만 그렇지 않으면 커피하우스에 들려 사먹는 방법 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불편함이 1930년대까지 지속되자 마침 넘쳐나는 커피의 원두 잉여분 때문에 고민을 하던 브라질 정부는 잉여 커피 생산량을 이용한 제품 개발을 커피 전문가 모건 탈러에게 요청했습니다. 이에 그의 연구팀은 브라질 정부의 요청을 받아 스위스 연구소에서 제품개발 연구를 시작했고 7년이라는 긴 연구 끝에 장기 보관이 가능하면서도 물만 부으면 언제나 간편하게 신선한 커피 향을 즐길 수 있는 솔루블 커피인 네스카페를 최초로 개발하면서 커피의 역사에 새로운 장을 열게 되었습니다.

이제 손쉽게 커피를 즐기게 되면서 사람들은 커피산지의 재배환경, 유통과정 및 수급문제 등 커피의 품질과 연결되는 보다 근원적인 이슈에 대한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커피 회사들은 커피 재배 농민들과 협력해 커피의 재배부터 소비자에게 도달하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시작했고 이는 곧 커피 음료 업계의 트렌드로 자리잡았습니다. 이렇듯 커피 역사 이야기를 살펴보면 커피를 어떻게 음용하고 어떤 방식을 거쳐 지금 우리 곁의 일상적인 음료로 자리매김 했는지를 잘 알 수 있습니다.

한편, 이제 커피는 솔루블 커피의 시대를 지나 캡슐커피의 새로운 시장을 개척 중입니다. 캡슐 커피는 커피 전문점에서 맛볼 수 있는 고급 커피를 집에서도 손쉽게 음용 할 수 있는 것으로 현재 외국계 기업인 네슬레의 네스프레소와 네스카페 돌체 구스토 캡슐 커피 시장을 선점하고 있고 동서식품 등의 국내 업체들도 속속 시장에 진출하고 있습니다.

20세기 전까지의 대중의 커피 관심사는 커피의 대중화와 커피 시장 확대에 대한 이야기라면 지금은 커피 시장, 커피 브랜드 및 커피 제품의 다양화 시대이기 때문에 앞으로 소비자의 관심은 커피를 즐기는 다양한 방법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출처 : 디지털타임즈 2012년 6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