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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종별 신생아 출생 비율

류현민 2012. 5. 18. 10:56





미 인구조사국은 2011년 7월까지 태어난 12개월 미만 신생아 중 비(非)히스패닉계 백인 신생아 비율이 전체의 49.6%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히스패닉(26%), 흑인(15%), 아시아계(4%)와 혼혈(5.4%) 등 소수민족 신생아 비율은 50.4%였다. 

이런 역전 현상은 지난 30년간 이민자들이 크게 늘어나면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급증한 히스패닉 이민자들의 출산율이 압도적으로 높아진 결과다. 이 기간 출생아 중 히스패닉계가 26%로 가장 많았다. 흑인은 15%, 아시아계는 4%에 불과했다.
뉴욕타임스(NYT) 등은 미국에서 백인 인구 비율이 63.4%로 여전히 가장 많고 신생아 출산면에서도 단일 인종면으로는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비백인 출생아 비율을 감안하면 비백인이 다수 인종을 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2010년까지 10년 동안 미국 인구 증가의 92%를 소수 인종이 차지했다. 미국 수도인 워싱턴DC 등은 이미 비백인이 다수 인종이다.

백인 인구의 노령화 현상은 급속하게 진행되는 반면 소수 인종의 출산은 증가세라 전체 인구 중에서 백인이 다수를 차지하는 시기도 곧 막을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비히스패닉계 백인의 중간 나이는 42세인 반면 라틴계의 중간 나이는 27세에 불과하다. 현재 미국 내 3000여개 카운티 가운데 백인이 다수가 아닌 카운티는 348개에 달한다. 뉴욕과 라스베이거스, 멤피스 같은 대도시권에서도 백인 비율이 절반을 밑돌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사 결과를 두고 향후 미국의 인종 구성뿐만 아니라 교육과 정치, 정체성 문제에 상당한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수석 인구학자인 윌리엄 프레이 박사는 "인종별 신생아 출산 비율의 역전은 미국 사회에 큰 변화를 가져 올 중요한 움직임"이라며 "미국이 백인 위주의 베이비붐세대문화에서 더욱 세계화된 다민족 국가로 변해가고 있음을 알려준다"고 말했다.

이런 점에서 앞으로 미국의 정치, 사회, 경제, 교육 등에 상당한 변화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NYT는 교육을 대표적인 분야로 꼽았다. 대학 졸업 비율이 백인은 31%인 데 비해 히스패닉계와 흑인은 각각 13%와 18%에 그쳤다는 것이다. 윌리엄 오헤어 애니케이시재단 수석 컨설턴트는 "소수 인종 아이들을 교육하는 일은 미국과 미국 경제의 미래에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루이 테익시리아 미국진보센터(CAP) 수석 연구원도 "소수 인종 아이의 교육은 정치 이슈지만 우리는 준비가 잘 돼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양질의 노동력으로 중국 등과 글로벌 경쟁을 벌여야 하는 현실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