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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바다의 도시’ 베네치아, 매년 4㎜씩 가라앉는다

류현민 2012. 3. 22. 10:59

지난 한 세기동안 심한 지반 침하 현상을 겪어오던 '바다의 도시' 베네치아가 2000년대 들어 가라앉기를 멈춘 것 같았지만 위성 측정 결과 여전히 느린 속도로 침강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BBC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탈리아와 미국 과학자들은 베네치아의 지반이 연간 2㎜의 속도로 가라앉고 있는데다 동쪽으로 약간 기울고 있기까지 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미국 지구물리학연맹(AGU)이 발행하는 지구과학ㆍ지구물리학ㆍ지구시스템 저널 최신호에 발표했다.

이들은 또 베네치아 석호(潟湖)의 수면이 연간 2㎜씩 상승하고 있어 지면의 침강 효과는 4㎜에 이른다면서 장기적으로 보면 항상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2000~2010년 사이 베네치아와 주변 석호의 고도 변화를 추적한 결과 모두 117개의 섬이 들어 있는 석호의 북쪽 지반은 연간 2~3㎜, 남쪽 지반은 3~4㎜의 속도로 침하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이들은 GPS와 InSAR(우주 레이더) 자료를 종합한 결과 이런 현상이 나타났다면서 이는 GPS나 InSAR 단독으로는 밝힐 수 없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또 석호의 지반이 동쪽으로 연간 1~2㎜씩 기울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런 현상은 지금까지 한번도 포착되지 않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또 베네치아 시가가 조성된 아드리아판 밑에서 대규모의 지질 활동이 일어나고 있어 지반이 아페닌 산맥 밑으로 밀려 들어가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지난 20세기 중 베네치아를 120㎜나 가라앉게 만든 큰 요인인 무분별한 지하수 채취는 이제 중단됐지만 도시 지하 퇴적층의 압축 현상은 앞으로도 계속 문제가 될 것이라고 학자들은 지적했다.

이들은 "베네치아의 연간 침강 속도는 크게 줄었지만 판구조와 관련된 자연적인 요소가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에 지하수 문제를 해결해도 연간 2㎜ 정도의 침하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베네치아를 상승하는 해수면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물막이 벽을 세우는 수십억달러 규모의 공사가 진행중이지만 이런 방벽이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침강 속도가 고려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경제 /온라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