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리/지형

[강원/산지지형]고위평탄면, 안반데기 마을의 고랭지농업

류현민 2012. 9. 18. 07:59







수능 완성에 나온 안반데기 마을


위의 사진과 아래 글은 페이스북 그룹 지리사랑방에서 가져온 주기중 님의 게시물입니다.


험준한 대관령 산길을 굽이굽이 휘감아 오른다. 해발 1100m 안반데기 마을. 세상에서 가장 높은 배추밭이 있는 동네다. 행정구역은 강원도 강릉시 왕산면 대기리. 산을 개간해 만든 180만m2의 드넓은 배추밭이 장관이다. 산봉우리도, 비탈진 계곡도 푸른 융단을 깔아놓은 듯 온통 배추로 뒤덮여 있다. 눈을 돌리면 백두대간의 능선이 이어지고, 골마다 운해가 드리웠다. 안반데기의 역사는 1960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정부는 대관령 일대 화전민들을 한곳에 정착시키려고 이곳을 밭으로 일구도록 허용했다. “제대로 먹지도, 자지도 못하면서 허리가 부러지도록 밭만 일궜어. 산
비탈에서 소에 밧줄을 묶고 바위를 캐내다 굴러 떨어져 죽을 고비도 숱하게 넘겼다니까.” 50년 넘게 이곳에서 고랭지채소를 재배해온 토박이 유만우(75) 옹의 말이다. 비탈진 산지에 농사를 짓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밭을 갈다 소와 함께 뒹구는 일도, 트랙터를 운전하다 비탈을 구르기도 한두 번이 아니었단다. 수확한 배추를 출하하는 날은 산골동네가 온통 시끌벅적해진다. 새벽부터 일꾼들이 달려들어 배추 밑둥치를 잘라내고 한 곳에 모은다. 바퀴에 굵은 체인을 감은 4륜구동 트럭이 배추를 큰길까지 실어낸다. 트럭이 들어갈 수 없는 곳은 중장비가 그 일을 대신한다. 안반데기에는 24가구가 모여 산다. 피땀 흘려 노력한 덕분에 ‘억대농부’라는 말도 듣게 됐다. 주민들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안반데기를 관광지로 개발하려 한다. 해마다 배추 수확철이 되면 사진동호인과 관광객이 몰려든다. 주민들은 이곳의 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박물관을 세우고 편의시설도 늘렸다. 선대의 피땀이 서린 땅에 그 후손들이 새로운 역사를 일구고 있다. 월간중앙 10월호 포토에세이
작성자: 주기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