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리/기후

[지구온난화]동해 명태 살리기 프로젝트

류현민 2012. 5. 18. 11:23



1970~1980년대 성어기였다면 명태 1만 마리가 잡혀야 정상이다. 같은 달 몇 차례 더 포획에 나섰지만 동해 명태는 씨가 말라 있었다.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는 어민들에게 '명태 현상금'을 걸었다. 살아있는 명태를 잡아서 연락하면 시가의 최고 10배로 보상하겠다는 얘기였다. 이렇게 해서 겨우 구한 3마리는 수조에서 죽었고, 동해안 명태는 사실상 '멸종' 판정을 받았다.

명태 어획량은 1930년대 15만t에서 1960년대 2만t으로 급감했다가 1970~80년대에 갑자기 7만t으로 늘었다. 새끼명태인 '노가리'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새끼까지 싹쓸이해 갑자기 어획량이 증가한 것이다. 강릉시수협 강성만 이사는 "당시엔 새끼 명태에 대한 조업제한도 없었고, 일부 어민들은 명태와 노가리가 별개 생선이라면서 마구잡이로 잡았다"고 했다. 어족의 씨를 말린 결과 2007년 35t을 마지막으로 명태는 통계에서 영영 사라져 버렸다.


'동해 명태 살리기 프로젝트'

프로젝트의 목표는 '국민 생선'인 동해안 명태를 다시 국민 밥상에 올리는 것이다. 강원도 해양심층수 수산자원센터·고성군·강릉원주대 등이 힘을 합쳤다. 
강릉원주대 연구팀 권오남 박사는 " 일본 홋카이도 대학· 러시아 태평양학술연구소 양어업센터와 어미 명태와 수정란을 공수받는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회유성 어종인 명태는 동해안에선 사라졌지만, 러시아·일본· 북한 수역에선 아직도 잡힌다. 요즘 우리 밥상에 오르는 명태가 대부분 러시아나 일본산이다.
2010년 실패한 동해안 어미 명태 확보 작업도 다시 시도한다. 국내 명태는 강원도 어민들의 협조를 통해 암수를 확보해 현장에서 수정작업을 한다는 계획이다. 명태 암컷만 확보될 경우에 대비해 수컷의 정자를 액상으로 보관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학계에서는 명태가 사라진 원인을 두 가지로 추정한다. 기후 변화로 이들의 서식처인 수심 30~50m 지점의 수온이 올라가면서 한류성 어류인 명태가 차가운 물을 찾아 북상했다는 주장이 있고, 남획으로 씨가 말랐다는 의견도 있다. 두 가지가 동시에 작용한 것으로 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