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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화기능/서울] 줄어든 상권에 맥 못추는 서울 특화거리(출처 : 파이낸설뉴스)

류현민 2013. 12. 10. 07:49


[현장르포] 줄어든 상권에 맥 못추는 서울 특화거리

파이낸셜뉴스 | 입력 2013.12.09 17:53

충무로 애견가게, 커피숍 등으로 대체 종로3가 귀금속 점포 권리금도 못받아
북아현동 가구상가 부동산 침체 직격탄


임대차 계약기간의 반도 채우지 못하고 결국 가게를 내놨습니다. 월세는 밀리고 장사는 되지 않으니 어쩔 수 없죠. 아예 다른 지역으로 옮겨 가게를 할까 생각 중입니다. (서울 종로3가 종로귀금속거리 상인)

서울지역 주요 상권으로 통하던 '종로귀금속거리'를 비롯해 '충무로애견거리' '아현동가구거리' 등 서울 특화거리의 상가 매력도가 떨어지고 있다. 그동안 두꺼운 수요층과 함께 인근 지역 대비 높은 상가시세를 유지하던 특화거리였으나 이제는 줄어드는 상권 때문에 빈 상가가 넘쳐나는 데다 현지 상인들 역시 가게를 비우고 나가는 실정이다.





'종로 귀금속거리' '충무로 애견거리' '아현동 가구거리' 등 서울의 특화거리 매력도가 떨어지면서 빈 상가가 넘쳐나고 있다. 임대 전단광고가 붙어 있는 종로 귀금속거리.

■"특화거리 프리미엄 사라졌다"

지난 6일 찾은 특화거리 상가에는 한창 성업이어야 할 시간대인데도 대체로 한산했다. 특히 골목 사이사이에는 '임대 문의' 광고지를 붙여놓고 문을 닫은 가게가 많았다. 현지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상가매물이 넘쳐난다고 전했다.

충무로4가 인근 D공인 관계자는 "충무로역을 기점으로 퇴계로4가까지 이어지던 애견가게들이 지금은 손에 꼽을 정도로 줄었고 이제는 그 자리마저 음식점이나 커피숍 등 다른 업종으로 대체된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옛 애견가게들이 즐비했던 자리에 오피스텔 건물이나 대형 상가건물이 들어서면서 일대 소규모 가게는 거의 매물로 나오지도 않는다"며 "그래도 수년 전까지는 간간이 애견숍을 하기 위해 가게를 알아보던 손님도 있었으나 지금은 아예 없다"고 털어놨다.

M공인 관계자도 "호황기일 때는 충무로 애견거리 내 상가들에 권리금이 보통 1000만원에서 많으면 5000만원 이상 붙을 정도였고 특화거리라는 프리미엄으로 상가 임대료 외에 웃돈을 얹어야 가게를 얻을 수 있었으나 지금은 그런 게 없다"고 말했다.

종로3가 일대에 밀집한 귀금속거리, 북아현동 가구거리 역시 충무로 애견거리와 상황은 마찬가지라는 게 현지 상인 및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S공인 관계자는 "매물로 나온 귀금속상가 물량은 거의 1년 전 대비 30%에서 많게는 40%까지 증가한 것 같다"며 "통상 5000만~1억5000만원 이상 권리금이 붙던 가게도 이제는 들어오고 싶어하는 세입자가 없을 정도로 일대 상권이 많이 약화됐다"고 설명했다.

북아현동 가구거리 인근 H공인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가 워낙 좋지 않다 보니 가구업체도 많이 타격을 입는 것 같다"며 "아직 목이 좋은 상가는 임대료가 내려가지 않아 세입자들은 높은 임대료 때문에 가게를 이전하거나 아예 폐업하는 곳도 더러 있다"고 설명했다.

■상인 "상권 활성화 대책 절실"

한 현지 상인은 "특화거리에 따라붙던 권리금은 고사하고 우후죽순 들어섰던 상가들도 점차 사라지는 분위기라 상권이 연일 쇠퇴기를 겪고 있다"며 "상인들끼리 힘을 합쳐 특화거리 살리기에 나서는 것도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장사동 청계천 전자상가 인근 전자부품업체 상인은 "이 일대에는 보통 30년 이상 오래 가게를 운영한 상인들이 많고 전자상가 규모도 전국에서 제일 큰 규모를 자랑하지만 전체 상가운영 방향이나 관리체계가 많이 미흡한 상황"이라며 "특히 세운상가 개발건을 두고 구별 갈등이 깊어지면서 빠져나간 상인들도 많은 만큼 개발 여부를 떠나 상권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현실적인 대책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gms@fnnews.com 고민서 기자